그는 노래를 참 잘한다.
노래로 내 맘을 설레게 한 유일한 사람이고,
내가 그의 노래가사라면 무조건 다 좋아해버리고마는 유일한 글쟁이이자 가수다.
어릴 때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들국화 아저씨들의 노래에 꽂혀버렸다던 얘기는
'노래'에 고스란히 담겨있다.
"어렸을 적
스피커에서
흘러나오는 노래가
한 순간에
네 인생을
통째로 바꿀 줄이야."
'내'에서 '네'로 바뀐 노래가사는 갑자기 내 머리를 쳤고,
그 순간에 그의 노래가 지난 10년간에 나에게 끼친 영향이 무의식적으로 지대했음을
그제서야 수긍했다.
비판력없던 나에게 그당시 그 노래들은 세상을 보는 하나의 창이었다.
전인권아저씨가 서글피 부르던 "제발"이 내 씨디플레이어에서 내내 돌고있을 때
그걸 멈춰준 것은 "江"이었다.
모든 것에 괜스레 화내고 무기력하고 잦은 의문감에 수긍하지 못했던 시절은
'인정'되고 하나의 섬이 된채 그 다음 섬을 찾아 기억을 쌓아갔다.
그 후로 그가 노래하는 것은 나에게 있어 또다른 창이었고 진리였다.
내가 아직 모르는 세상의 모습.
하나하나 알아갈 때마다 그제서야 되새겨지는 노랫말들이 있다.
"떠나도 울지 말아요 / 그저 잠시예요 /
사랑은 계절처럼 / 그리 되풀이되죠 /
그대와 나 / 처음이 아니듯 / 또 다른 인연 속에 / 모두 맡기면 돼요"
"그땐 아주 오랜 옛날이었지 / 난 작고 어리석은 아이였고/
열병처럼 사랑에 취해 버리곤 / 심술궂게 그 맘을 내팽개쳤지 /
내가 버린 건 / 어떠한 사랑인지 / 생에 한번 / 뜨거운 설렘인지
두 번 다시 / 또 오지 않는 건지 / 그땐 미처 알지 못했지"
살면서 내가 배워가는 것들을 내 방식으로, 효율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는 것은 축복이다.
난 무엇으로 진리를 노래해야 할까.
내 깨우침들을 담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.
사진? 글? 그림? 노래? 어설픈 손재주?
그게 무엇이든 내가 평생 안고가야 할 직업이고 과업이 되리라.
추신. 소리를 하도 질러 오랜만에 난 목이 걸걸해졌다.
그리고, 이적과 대화를 했다. 일방적이었지만.
"여자에요!" "잘한다!" "지화자!" "다행이다!" "외롭다!" "더 놀자!"
등등의 말들에 대꾸해준 적군께 감사.
"잘한다? 다행이다? 다 그 분이 그분이죠?ㅋㅋㅋ"하던.
미친듯이 뛰어놀고싶다. 2시간 반만에 끝나버린 적군 공연은 2프로 부족해. 환님앵콜-
왜 공연보러와서 그렇게 놀지 않는거지? 뭐하러 왔어?
점점, 인연만나기 힘들어질거란 예상이 든다. 조건 하나 추가.
공연장에 가서 미친듯이 놀 줄 아는 사람.
좋은 공연 즐겁게 보게 해준 주연언니께 감사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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