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@ 마곡사, Nikon F3hp 2007


사랑에 빠지는 일이 이렇게 빨리 일어나는 것은 아마 사랑하고 싶은 마음이 사랑하는 사람에 선행하기 때문일 것이다. 요구가 해결책을 발명한 것이다. 사랑하는 사람의 출현은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은[대개는 무의식적인]요구, 사람의 출현에 선행하는 요구의 제 2단계에 불과하다. 사람에 대한 우리의 갈망이 사랑하는 사람의 특징을 빚어내며, 우리의 욕망이 그 사람을 중심으로 구체화된다[그러나 우리의 정직한 면 때문에 이런 기만은 결코 그대로 넘어갈 수 없다.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이 마음속에서 상상했던대로 현실 속에서도 존재하느냐, 그 사람은 사랑이 없을 때 불가피하게 찾아오는 붕괴를 막기위해서 우리가 발명해낸 환각에 불과한 것이 아니냐 의심하는 순간이 오기 마련이다.]


....


확실성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구애라는 땅에 들어가 얼쩡거리지 말아야 한다. 그 땅에서는 모든 웃음과 모든 언어가 만이천가지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열두가지 가능성의 열린 통로로 나타난다. 정상적인 생활에서는[그러니까 사랑없는 생활에서는] 액면 가치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몸짓과 말들이 이제 어떤 사전으로도 다 풀어낼 수 없는 의미를 지니게 된다. 그러니까 적어도 구애를 하는 사람에게는 모든 의심들이 한 가지 중심적인 질문으로 환원되고, 구애자는 판결을 기다리는 범죄자처럼 떨면서 그 질문을 마주하게 된다.


그(녀)가 나를 바라는 것일까, 바라지 않는 것일까.



<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ESSAYS IN LOVE> Alain de Botton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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쉼없는/읽어담고 l 2007/07/04 22:49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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